저녁에 과자 사러 갔다왔다. 내일 부치게 될 거야.
네가 좋아하던 킨더 초콜렛을 샀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것이더라. 그것 참.
그래도 먹을 만 할 테니, 맛있게 먹어주면 좋겠다.
전에 보냈던 과자 상자에 부스러기 소리가 많이 나는 것이 적당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이번에는 초코렛 위주로 하나씩 먹을 수 있는 것을 고르려고 했다.
하나씩 꺼내 먹으면서 골라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구나.
새우깡을 보내고도 싶었어. 친구가 통영으로 음악회에 가 보자고 해서, 따라 갔을 때, 차 안에서 새우깡을 먹었단다.
맛있었어. 어렸을 때 먹었던 과자이지만, 오랫동안 먹지 않았던 건데....
약간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계속 손이 가게 만들더라.
너는 맛 없어 할 지 모르겠다만, 친구와 나는 아주 맛있게 즐겁게 먹었어.
무엇을 먹는가 하는 것도 맛을 좌우하지만, 누구랑 어떤 환경에서 먹는가 하는 게 맛을 제일 많이 결정하더라.
운동 열심히 하고,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는지?
바이오 리듬이라는 게 있어서 계속 한결같이 꾸준하기는 힘들어.
공부가 잘 안될 때는 그냥 쉬면서, 운동이나 하려무나. 체력이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으니까.
아침부터 밤까지 그저 공부만 하는 생활을 주연이가 잘 견뎌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장하고, 대견하다. 우리 주연이 그런 생활을 잘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야.
나는 요사이 여전히 재봉에 재미를 붙이고 있단다. 예전에는 책 읽는게 낙이었는데, 내가 이럴 줄 몰랐네. ㅎ
책이 제일 좋았을 때라면, 주연이에게 맨날 편지 쓰고 잔소리 비슷한 말을 늘어놓았을 텐데. ㅎㅎ
주연이는 맨날 보내오는 편지에 아이구 또 잔소리 왔네 하고 받을테고. ㅎㅎㅎ
주연이도 새롭게 만나는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지금 하고 싶은 것,,, 지금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고 열심히 하자.
날씨가 변덕스러우니 감기 조심하고, 잘 지내자,
참, 집에서는 모두들 편안히 잘 지내고 있다. 아빠가 짜증을 내는 일이 확 줄어 버리고 보니, 그저 평안하다.
주연이가 잘 하고 있다는 걸 아빠가 알기 시작하면서 부터라는 거, 알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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