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인제야~
지난 일요일에 아들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보고 싶던 인제가 건강하고 활기차게 지내는 걸 보니까 정말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
두세 시간동안 잠시나마 함께 있는 시간에, 정인제가 이것저것 많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서 아주 기뻤어. 예전엔 뭔가 물어봐도 얘기를 잘 안 하던 정인제가 이제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아주 많은 얘기를 해주니까 너무너무 좋았단다.
사람이 깨끗하지 않으면 그렇게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할 수가 없거든. 그렇게 사람이 깨끗해야 활기차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가 있는 것이거든. 그런 모습을 정인제가 보여주니까 엄청 기뻤단다~
특히 든든하게 느낀 건 ‘과목들이 다 재미있다’는 얘기였어. 공부를 재미로 하는 것은 정인제 인생에서 지금이 아니면 정말 그럴 시간이 거의 없을 텐데... 중3 때보다 그리고 고1 때보다 바로 지금 드디어 그것을 충분히 즐기고 있으니 이보다 더 인제 인생을 훌륭하고 풍요롭게 해줄 것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바로 지금, 고2 때가 아니면, 인생에서 언제 이렇게 공부를 재미있게 해볼 수 있겠어?!
남은 기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지금 인제가 하고 있듯이 평소 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겠지... 나는 정인제가 스스로 그것을 잘 하고 있다고 믿고 또 그런 모습을 인제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 수업시간에 한번 졸았던 것을 스스로 충격으로 받아들인 모습이 그 단적인 예가 아니겠어?
그렇게 생활을 열심히 하는 가운데 한 가지 꼭 남겨야 할 것은... 처음에 입소할 때도 우리가 잠시 얘기를 나눴듯이 ‘이렇게 재미있게 공부하는 생활’을 퇴소하고 나서도 어떻게 더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겠지. 평일에는 진도를 중심으로 충실하게 생활하고, 일요일에는 다시 한 번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고 다음 일주일을 생각하면서, 퇴소 이후의 계획을 구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퇴소 이후의 생활 환경은 지금의 환경과 다르겠지. 지금의 조건이 재수생의 환경이라 한다면, 퇴소 후에는 집이라는 환경과 서고라는 환경이 되겠지. 그때도 지금처럼 재미있게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려면 ‘정인제가 무엇을 마음에 품고 나와야 할지’ 또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할지’ 그것을 주말 때마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구나.
사랑하는 우리 아들~
그 아까운 시간도 이제 2주일 밖에 남지 않았구나.
계속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 바라고, 선생님들과도 email을 주고받는 등 이후 관계를 잘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그럼... 설 잘 지내고, 2월5일 퇴소 때 보자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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