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엄마가 오빠를 보내고 나서 여러모로 피곤하였던지 일찍 잠을 잤단다.

옆에 없는 명지를 한참 함께 잠을 자는 생각을 하고

보고 싶음에 수염달린 사진을 카톡메인에 올리고....

어제 생활관 선생님 전화는 받았단다.

어찌나 반갑던지 일찍 재우고 깨워주시고 있다고 하는 말씀에 감사했단다.

 

피부 건조해질까 걱정인데 젖은수건 침대 위에 올리고 자

엄마가 팩하고 휴지통하고 비닐봉지하고 사서 보낼게....

 

오늘은 니 방에서 독수리 달린 티셔츠 입고 왔단다.

네 생각하면서 너와 함께 다니고 있단다.

 

아침에 신문을 보고 이제 시 한편씩 보내줄게요*^^

 

못을 뽑으며   -주창윤-

 

이사를 와서 보니

내가 사용할 방에는

스무여 개의 못들이 필요이상으로 박혀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어디에더라도 못을 박는 일

내가 너에게 못을 박듯이

너도 나에게ㅔ0 못을 박는 일

벽마다 가득 박혀 있는 못들을 뽑아낸다.

창 밖으로 벽돌지고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못자국

그 깊이에 잠시 잠긴다.

뽑음과 박음,못을 뽑는 사람과

못을 박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못을 뽑고 벽에 기대어 쉬는데

벽 뒤편에서 누가 못질을 한다.

 

 

새 방에는 아무것도 들이지 않으리라 다짐해도 곧 이것저것 늘어난다.

물건이 늘어나고 생각이 늘어난다.

미처 몰랐던 사실들이 드러나며 근심도 늘어난다. 물건은 바닥을 다 메우고는 벽으로 기어올라가기 시작한다.

하나씩 못이 늘어난다.넝쿨식물처럼 못을 타고 올라가는 갖가지 누추한 생 의 징표들.

새로 만나는 사람도 방과 같다. 처음엔 아무선입견이나 편견 같은 것이 없어서 신선한 메아리도 살았지만

곧 나의 온갖 욕망의 잡동사니들이 걸린다.

'나'라는 방에도 타인들의 못들이 가득하다. 내 맘대로 빼지지 않는 것이 비극이다.

입춘이 지났다. 심실의 못을 다 빼고 도배를 한다.

다시는 못을 박지 않으리라 ! 그저 비워서 잠시 앉았다 가는 것들만 들이리라. 그게 생이니까.  -장석남시인이 해석한글이야

 

명지야

보고 싶어도 참고 잘 지내자 아프지 말고

잘자고 잘지내고 있어요

 

엄마가 이쁜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