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면서도 궁금하더니 마침 오늘 아침 네 목소리 들을 수 있어 엄만 아주 좋았다.

잘 지낸다니 정말 감사한 일이고... 그래도 간간이 안 좋은 조짐이 오면 반드시 응급처치 하길 바란다.

틈 나는 대로 몸을 움직이고 기온이 급강하하니 늘 몸  따뜻하게 하는 것 잊지 말렴.

냉동실이나 냉장실에서 꺼낸 칡즙을  컵에 뜨거운 물에 담가 데워 먹는 것 알지?

찬 성질의 음식이 아니고 특히 여자에게 좋은 것이니 귀찮아도 잘 챙겨 먹되 혹시 남더라도 귀가할 때 잊지 말고 챙겨 와 엄마 먹어도 되니 너무 의무감에 매이진 말기 바래. 맛도 그렇고 네가 좀 마시기 힘든가 싶어 엄마가 격려품으로 '총명탕'을 방금 주문해 보낸다. 꽤 비싸기도 하려니와 한약이나 마찬가지이니 반드시 칡즙처럼 따뜻하게 데워 먹으렴. 10봉지밖에 안 되니 10월 말일쯤부터 먹고 그냥 상온에 보관해도 된단다.

 

 아빠랑 의논한 다음 사항을 잘 들으렴.

 

1. 수능 당일에 엄마 아빠가 밤 늦게(아마도 10시 넘어...아빠 퇴근하고 출발...) 데리러 가려 한다. 시험 친 뒤 귀원하여 학원에서 저녁 먹고 짐 야무지게 챙겨 놓고 기다리렴.

2. 아무래도 모든 짐을 트렁크에 싣긴 힘들 것 같으니, 마지막날까지 쓸 물건 아닌 것은 박스에 싸서 집으로 부치도록 조치하렴. 

3. 수능 친 이틀 뒤 경희대 논술 쳐야 하니 너 시험 치고 일요일에 함께 내려올까 한다. 내가 혹시 준비해 가야할 게 있으면 미리 얘기해 주렴. (예를 들어 경희대 기출문제라든지..., 기출문제집 구입이라든지.)

4. 수능 당일 몸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고, 청심환 먹고 점심은 죽으로 미리 주문하고...

 

엄마도 늘 기도하지만, 너 자신을 위해 늘 기도하며 공부하기 바래.

늘 건강하고, 네 삶의 목적 안에서 정성을 다할 수 있게, 늘 감사하면서...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