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아~~~ 어제 엄마 생일이었잖아. 대박사건이 있어서 편지한다.

수업이 10시에 끝나거든. 이모부 수업도 있어서 양쪽방에 아이들이 많았었거든.

10시에 애들 나가라고 문 열어놨는데 이상하게 타는 냄새가 나는거야... 애를 데릴러 온 어머님이 계셔서 물어봤더니 올라올때 타는 냄새가 조금 나긴 했었다는거야.

아이들이 엘베 타려고 복도로 걸어나가는데 화재경보기가 울리더니 방화벽이 자동으로 닫히는거 있지.

애들이 너무 놀라서 소리지르고 엄마가 학원안으로 일단 들어오라고 소리쳤거든.

사실 화재경보기가 오작동 된적은 있었지만, 경보기 울리며 방화벽 자동으로 닫힌거 본건 처음이라 엄마도 솔직히 떨리더라구.

이모부를 얼른 불렀고 이모부가 방화문 안에 있는 엘베쪽 가니까 연기가 점점더 심해지고..,

이모부가 계단문을 열어서 연기가 없는거 확인하고 애들 내려가라고 했어.

애들이 놀라서 소리지르고 울먹이고...엄마는 겉옷으로 코랑 입막으면서 내려가라고 했지.

애들 내려보내고 엄마랑 이모 이모부도 가방만 들고 얼른 나오려는데 이모가 핸드폰이 없다지 뭐야.

이모부가 엄마먼저 내려가라고 해서 엄마가 계단으로 내려오는데 엄마네 학원 윗층에 cms랑 독서실 있는거 알지?

거기서 쏟아져 내려오는 애들이 하도 소리지르고 난리쳐서 더 아수라장이었던거 같아.

애들도 엄마도 미친듯이 11층을 뛰다싶히 내려와 1층에 도착하니 소방관 아저씨가 풀장착 하시고...너 알지?

소방관 아저씨 얼굴에 전체 투명마스크 쓴거...호스도 있고..그런거 쓰시고 애들 대피시키는거야.

그러니 더 무서워 지더라구.

건물 밖으로 나오니 노란색 테이프로 접근금지 바리케이트 엄청 크게 쳐져있고 건물에서 빠져 나오는 사람들이 최대한 건물 밖으로 멀리 가라고 소리치더라구.

10시에 거의 전체 학원이 끝나니 수백명의 아이들이 건물밖으로 대피하고 소방차 소리듣고 나온 주민들부터 아이들 걱정되어 달려온 부모님들까지...진짜 아수라장...

2층 중국집에서 불이 났다고 하더라구. 그렇게 큰불은 아니었는데 너네 학원처럼 천막같은게 타서 연기가 건물 전체에 퍼진것 같아.

우리학원처럼 어린아이들이 없어서...더욱 겁났고 애들은 집에 가서도 놀라서 울고 그랬나봐.

엄마는 12시까지 부모님들에게 잘 들어갔는지 확인문자랑 통화하느라 엄마의 생일밤을 정신없이 보냈어.

너도 예전에 얼마나 놀랐을까...생각이 들더라.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겪게 되는 많은 일들과 사고들...오늘 하루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열심히 살아야겠다.

참. 오늘 아침에 지민이 아줌마가 각종 과자가 들어있는 선물상자를 보내오셨다.

너 힘내라고 카드도 써서 넣어주시고...

많은 사람들이 너를 응원하고 있으니 꼭 힘내렴.

과자는 택배 보낼때 몇개 넣어서 보낼께.

우리딸~~ 오늘도 화이팅!!

                                                                                    - 파란만장한 어제를 보낸 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