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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능을 보고 바로 재수를 결정했습니다. 방학 때는 혼자서 해보겠다고 시도했으나 제대로 되지 않았고, 2월에 포천한샘에 등록한 이후에 본격적으로 다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겨우 두 달 정도 놀았을 뿐인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3년 동안 배운 것들을 모두 까먹었더군요. 그래서 입학 후 첫 반배치고사를 망치고 말았습니다. 반을 배정받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제대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기숙학원에 박혀서 10개월동안 공부만 하려니 막막하고, 책상에 앉아도 다른 생각들만 들고, 작년에 왜 제대로 못했을까 하는 자책만 하는 상태로 꽤 오랜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이러면 안될 것 같아서 선생님께 상담요청을 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꿈이 무엇인지 다시 되새기고, 선생님께 과제를 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내주신 과제를 정기적으로 체크 받고, 필요한 부분은 질문을 하면서 서서히 공부에 대한 감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면서 얻은 결론은 “그냥” 공부나 하자였습니다. 지금에 대한 고민도 하지 말고, 나중에 대한 두려움도 하지 말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금은 “공부만”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재수를 하는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제가 했던 고민 같은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왕 온 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공무나 하시라는 것입니다.
제게 한샘아카데미가 꽤 괜찮은 학원이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한샘아카데미에서는 아주 단순한 생활을 했습니다. 휴대폰은 당연히 안되고, PMP도 안되고, 하다못해 MP3도 못 듣게 했습니다. 일어나서 잘 때까지 수업하고, 자습하고, 질문하고, 가끔 상담하거나 시험 보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습니다. 주말에 가끔 친구들과 운동을 하거나, 사우나를 하는 것 이외에는 계속 공부만 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학원을 다닌 친구들은 PC방을 가거나 술을 마시러 다닌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만 우리 학원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이 늘 관리를 하시기 때문에 할 수도 없었지만,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 그런 생활을 하지 않으니까 별로 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생활관리선생님들이 숙소정리나 규칙준수 등에 대해서 참견하시는게 가끔은 귀찮은 생각도 들었지만 공부시간만 보면 우리가 공부하기에 꽤 괜찮은 환경을 조성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과목 선생님들도 늘 친절하시고, 밤늦게까지 남으셔서 질문을 받아주셨습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더 오래 남아계시는 경우가 빈번했었죠. 그 덕에 제 성적도 많이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내가 원하던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우선선발로 합격해서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수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우리학원처럼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곳은 모질게 마음을 먹지 않으면 중도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재수하시려는 분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진단을 해봐야 합니다. 자신이 일년 동안 “정말 열심히” 할 생각을 하는지, 학원에서 정한 시스템과 일정에 잘 적응해나갈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꼭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무리 어려워도 절대로 중도에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샘아카데미에서 재수하시는 분들. 모두 대학합격하길 기도하겠습니다.
- 이호성 (연세대 컴퓨터과학 12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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