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딸, 연우에게!

오늘 낮에 할머니 모시고 밀양으로 나들이를 가고 있었는데,

걸려온 전화 너머로 들리던 네 목소리가 왠지 풀이 죽은 것 같아 엄마 마음은 조금 아프구나.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봄기운이 드니 공부하는 것이 더 많이 힘들지?

우리 연우는 천성이 즐겁고 놀기 좋아하는 아이인데, 아무리 미래를 위해 한 해를 바친다고 생각했어도 힘든 일임은 분명할거야.그래! 때로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

작년보다 모의고사 성적도 나오지 않으니 작년보다 수능 점수가 낮게 나오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부담감이 모두 너를 누르겠지?

정신적으로 자존감도 떨어지고, 이러려고 재수를 선택했나? 하고 많이 힘들 거야.

자신이 선택한 일이니 누구에게 뭐라 핑계도 댈 수도 없을 테고 말이야.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한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많이 힘들 거야.

그래도 연우야, 엄마는 네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당당히 설 수 있을 것을 믿어.

지금 너의 어깨를 누르는 무게가 사실은 세상을 살면서 겪어야할 일들 중 가장 가벼울 수 있는 일이란다.

부디 다시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기 바란다.

다리가 천근만근 한 걸음 떼기도 힘들더라도 온 힘을 다해 한 걸음씩 걷다보면 어느새 훌쩍 지나온 거리가 아득하게 느껴 질거야.

그만큼 네가 생각하는 목표도 점점 가까워졌겠지?

타로카드에 막대기 10개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그려진 카드를 기억나니?

그 카드 배경에 보면 저기 멀지 않은 곳에 가야할 목적지가 보이고 있단다.

거기서 그 막대기를 내려놓으면 결국 목적지에는 닿지 못하겠지?

우리 연우, 엄마가 열심히 응원하고 있어.

너무 힘들 때면 세상에서 가장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는 것을 잊지마.

으쌰으쌰 조금씩만 더 힘을 내자!

이번에 내려오면 엄마랑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오자꾸나.

어느새 이렇게 훌쩍 어른이 되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나이가 되었는지...

한 편으로는 대견하고, 또 한편으로는 짠하고...

사랑하는 연우야, 엄마는 연우가 오늘도 너무너무 보고 싶구나.

그곳에서도 품위 있는 멋진 사람이 되기 바라며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렴.

사랑을 가득 담아 멀리 지도의 끝에서 엄마가...

2019년 4월 7일

* 며칠후에 택배로 상품하나 보냈으니 갈거야. 케어 잘해라.